이상기후에 노인사망 25% ↑ 고령화 '사망쇼크' 시작됐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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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년 사망원인 통계
80대 뇌혈관 질환 사망 1만명
자살률도 20~40대의 1.5배

한국 사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사망률이 치솟고 있다.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를 견디지 못해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한 노인이 1만명을 넘어섰고, 80대 자살률은 20~40대 자살률의 1.5배를 웃돈다. '평균수명 100세 시대'가 다가오고 있지만, 지금처럼 노인들의 건강을 방치할 경우 '사망 쇼크'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.

8일 통계청이 발표한 '201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'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5만5,40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. 원인은 80세 이상 고령 사망자의 급격한 증가다. 다른 연령층의 사망률은 모두 감소했지만, 유독 80세 이상 사망률은 10만명당 9,423.9명으로 2009년에 비해 25.2% 치솟았다. 통계청은 "지난해 폭염, 한파 등 이상기후 탓에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"며 "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중ㆍ장기적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"고 분석했다.

실제 노인들에게 한파와 폭염 등 이상기후는 치명적이다. 한파는 뇌혈관질환과 폐렴 등을, 폭염은 심근경색 등을 유발하기 쉽다. 지난해 한파주의보(섭씨 영하 12도 이하)가 발령된 날은 전년(2일)보다 6배나 많았고, 7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1도나 높았다.

이 때문에 80세 이상 노인 가운데 뇌졸중,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지난해 1만명을 훌쩍 넘었고, 심근경색 사망자도 3,300명에 달했다. 후진국 병으로 인식돼 온 폐결핵 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고, 특히 폐렴으로 사망하는 노인은 10년 새 3배(1,571→4,526명)나 늘었다. 의료와 돌봄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고령자들의 고달픈 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.

노인들에 대한 무관심은 자살 증가로도 이어졌다. 80세 이상 자살자는 지난해 1,119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23.3명에 달했다. 20~40대를 합친 것(인구 10만명당 88.1명)보다 1.5배나 많은데도 청년 자살에 가려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.

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이미 전체인구의 10%를 넘어섰고, 80세 이상도 100만명(인구의 2%)에 육박하면서 노인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. 신호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"우리 사회는 이상기후에 따른 노인 사망에 대해 이제서야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수준"이라며 "자치단체들이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노인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"고 지적했다.

특히 노인 자살에 대한 무관심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.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"비록 자살예방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노인 자살 예방정책은 없다고 봐야 한다"면서 "자살의 원인을 파악하고 노인들이 상담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"고 강조했다.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상담, 치료 등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 10년 이상 증가세를 보이던 노인 자살률을 끌어내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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